서론 : 모발석(Trichobezoar)은 머리카락이 위장관 내에 뭉쳐서 발생하며, 8세 전후의 여아에서 호발한다. 하지만, 다른 위석(Bezoar)과는 달리 그 발생 빈도가 매우 드물며, 머리카락이 소장까지 이어진 경우를 Rapunzel 증후군이라고 한다. Rapunzel 증후군 환아는 정서 행동장애나 정신지체를 보일 수 있으며, 자신의 머리카락을 습관적으로 잡아뜯는 발모광(Trichotillomania)과 그 털을 먹는 식모증(Trichophagia)으로 병의 기전을 설명할 수 있다. 증례 : 과거력이 없는 8세 여아가 상복부 불편감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복부 진찰시 심와부에 직경 약 10cm 정도의 딱딱한 종괴가 촉지 되었으나 압통은 없었다. 평소 환아는 변을 볼 때 토끼 변과 같이 조금씩 자주보는 형태를 보였으며 대변에 머리카락이 섞여 있는 양상이 확인되었다. 환아의 양쪽 옆머리에 4 X 5cm 정도의 탈모가 있었고, 1년전 초등학교 입학 후부터 머리를 뽑아서 먹는 습관이 있었다. 복부 CT에서 위 내에 종괴 소견을 발견하였고, 시행한 위 내시경에서 다량의 모발이 뭉쳐있는 모발석을 확인하였다. 뭉쳐진 머리카락은 좁게 이어져 위 유문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넘어가 있는 소견을 보였다. 내시경을 통한 제거를 시도해 보려 했으나 식도를 통과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여 소아외과에 의뢰하고 수술적 제거를 시행하였다. 위 절개술을 통해 위와 소장까지 뻗어있는 지름 5cm 길이 30cm 크기의 모발석을 제거 하였고, 상복부에 5cm 정도의 흉터가 남았다. 환아는 소아정신과 진료를 하였으나, 습관적인 행동장애 이외의 다른 문제는 없었다. 이후, 발모광과 식모증은 교정되었고, 외래 추적 관찰 중이다. 30cm의 거대한 모발석이 동반된 Rapunzel 증후군은 드문 증례로 문헌 기록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